... 지리산메밀꽃의 하루
본문 바로가기
감성에세이&루담의기록/지리산메밀꽃이야기

지리산메밀꽃의 하루

by midaswiz 2025. 6. 21.

2편 우리 동네 식당의 특별한 손님들 🏍️

드라마 같은 등장

웅장한 엔진 소리가 동네 공기를 흔든다.

검은 가죽 자켓, 커다란 헬멧, 번쩍이는 오토바이. 이쯤 되면 조용한 마을에 웬 드라마냐 싶지만, 우리 식당에선 이게 꽤 익숙한 풍경이다.

아줌마와 오빠들의 케미

"아이고, 오빠들 왔네! 씨부럴, 오늘은 좀 늦었네?"

아줌마는 앞치마도 벗지 않고 가게 문을 박차고 나간다. 그 말투와 표정은 마치 아이돌 팬미팅장.

오토바이에서 내리는 건 40대 중반쯤의 남자들. 다소 거친 인상이지만, 인사는 예의 바르고 표정도 수더분하다.

변하지 않는 일상의 루틴

"돈가스 두 개, 생선가스 하나! 오늘도 바삭하게 부탁드려요~"

주문도 변함없다. 메뉴도, 목소리 톤도, 앉는 자리도 그대로다.

가게 안에는 묘하게 들뜨는 공기가 돈다. 아줌마는 부지런히 주방으로 들어가면서도 한마디를 잊지 않는다.

토크쇼 같은 대화 시간

"기름값 그리 비싸다며 또 왔냐? 씨부럴, 그 돈이면 택시 타고 다니겠다."

"아줌마~ 그건 맛이 없잖아요. 바람 맞아야 진짜 투어죠."

음식 기다리며 이어지는 대화는 거의 토크쇼다.

아줌마의 소원

"근데 있잖아, 나도 오토바이 한 번 타보고 싶어. 젊었을 땐 늘 꿈이었는데."

"진짜요? 다음에 조용한 걸로 가져올게요. 아줌마 한 바퀴 태워드릴게요."

가죽옷 에피소드

"아 그 오빠 말이야, 나보고 가죽옷 없으면 쪽팔리다고 하더라. 백만 원 넘는다던데, 에이 씨부럴… 그냥 평상복 입고 타면 안 되냐니까 그건 안 된대!"

모두가 웃는다. 투박한 농담, 엉뚱한 얘기. 헬멧 너머 얼굴들에는 진심 어린 웃음이 가득하다.

아쉬운 이별

식사를 마친 오빠들이 하나둘 헬멧을 쓰고 일어난다.

"아줌마, 잘 먹었어요! 다음에 또 올게요!"

"그래~ 천천히 가! 너무 밟지 말고, 씨부럴, 동네 애들 놀래잖아."

굉음은 점점 멀어지고, 다시 식당엔 고요함이 내려앉는다.

여운

아줌마는 설거지를 하면서도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욕도 많고 정도 많은 우리 아줌마. 그리고 이상한 오빠들.

이 식당에는 그렇게 기묘하고도 정겨운 하루들이 자꾸 쌓여간다.

💭 글을 마치며

때로는 가장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장 특별한 이야기가 태어난다.

거친 오토바이 소리와 투박한 욕설 사이에서도 피어나는 진짜 정. 그것이 바로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진짜 일상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다음에 또 오실 오빠들, 그리고 콧노래를 부르며 설거지할 아줌마를 상상하니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

우리 동네 작은 식당에서 벌어지는 소소하지만 특별한 이야기였습니다. 여러분 동네에도 이런 따뜻한 풍경이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