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남기고 간 쪽지』
활주로에 다시 들어선 건
그날로부터 정확히 일주일째 되는 밤이었다.
창가 자리는 비어 있었다.
레몬차의 김은 여전히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나는 말없이 음악 쪽지를 적었다.
"한송이 꿈, 이수만."
그리고 조용히 창가에 앉았다.
음악이 흐르고,
기억이 돌아오고,
내 시선이 향한 곳에는
테이블 유리 아래 슬쩍 끼워진 쪽지 한 장.
“그날 고마웠어요.
다음엔, 제가 우산을 가져갈게요.
– 미정”
그녀의 이름.
그 짧은 인사에, 나는 웃고 말았다.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활주로에서 레몬차를 다 마셨다.
식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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